리뷰

영화보는건데
2020.01.02
과학과 역사 없는 팬픽영화
영화 <천문> 보고 와서 장단점으로 리뷰 정리해봅니당 장점1. 코미디 김원해 - 임원희 - 윤제문 이 3인방의 코믹 감초연기가 웃깁니다 장점2. 장영실과 세종의 업적묘사 장영실과 세종대왕의 협업으로 탄생하는 발명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는지 자세하게 보여주어서 관객들에게 역사책의 발명품을 직접 눈으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확실하게 줍니다 단점1. 코미디-신파 어게인 코미디 나오고 신파 나옵니다 지겨워 죽겠네요 진짜 제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코미디-신파영화 쿼터제를 만들고 싶네요 단점2. 과학 대신 팬픽? 장점2에서 "발명품 제작을 자세히 묘사한다" 라고 하였는데 말 그대로 그냥 [ 보여주기 ] 만 합니다 과학적인 내용과 비사를 영화가 자세히 보여주지 않습니다 영화 자체가 감성을 추구해서인지 과학연출 부분들이 배제되었습니다 여기선 호불호와 의견이 나뉠 순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불호라서 단점으로 분류하였고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말하겠습니다 단점3. 역사 대신 팬픽?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를 너무 팬픽화시켜놨어요 안여가 무너지는 건 3대를 처형할 정도로 중범죄입니다 즉, 왕의 목숨을 위협하는 '반란' 이랑 거의 동급의 삼족멸죄입니다 그렇지만 장영실은 죽지 않습니다 80대의 장형과 함께 파면만 됩니다 영화는 장영실의 삼족멸죄에 대해서 "세종이 장영실을 너무 좋아했기에 봐줬던 것이와요~ 하와와~~!!" 라는 식으로 저차원적 풀이를 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실망한 부분입니다 역사적으로 분석해 볼 때 단순한 왕의 개인적 감정으로 삼족을 멸할 중범죄를 퉁칠 정도로 조선의 정치는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태조-태종 이후 강력한 왕권이 있던 시기라도 엄격한 법과 정치의 도리가 있던 것이 조선왕조입니다 500년 역사 속에서 개인적인 감정으로 정사처리를 했다가 물러난 왕은 딱 두 명일 뿐일 정도로 조선의 정치는 매우 철저했습니다 (*조선정치가 무능했다는 건 식민사관입니다) 그래요 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정말로 총애를 해서 왕위를 걸 정도로 봐줄 수도 있었겠죠 어차피 여기 기록은 없으니... 그렇지만 여기서도 [문제점] 이 발생합니다 장영실과 똑같은 '대호군大護軍' 직책으로 궁궐에서 필요한 물품을 제작/발명하고 장영실과 똑같이 '그 부서진 안여'를 만든 '조순생' 은 왜 사면으로 끝난 것일까요??? 그런데 영화는 여기에 대해 복잡한 건 생각하기 싫다는 듯이 조순생에 대해선 묘사를 축소시켜놓았습니다 반란과 동급일 정도로 삼족을 멸할 정도의 중범죄에 장영실은 곤장, 조순생은 사면? 그리고 장영실의 기록몰살?? 뭔가 엄청난 비사가 있습니다 영화는 더 깊은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빈약하고 브로맨스라는 저차원적 풀이를 보여줍니다 동성애적인 감정이 많아 복합적으로 보이기만 할 뿐 상황은 매우 단순하게 처리합니다 영화가 역사의 잃어버린 파편을 인물의 감정만으로 떼웁니다(...) 그래서 영화가 갈수록 힘을 잃고 지루해집니다 상상력과 창의성이 없습니다 역사라는 거대한 스토리를 안고 갈 서사의 힘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브로맨스 감정팔이 <뿌리깊은 나무> 캐릭터 우려먹기에만 치우쳤으니까요 "대장금이란 어의가 있었다" 라는 한줄의 문장에서 드라마 <대장금>이 나왔고 "공길이란 광대가 왕이 왕 같지 않으니 쌀이 쌀 같지 않다라고 하여 참형당했다" 라는 한 줄의 연산군일기에서 영화 <왕의 남자>가 나왔습니다 장영실에 대한 업적과 발명품도 많고 조선 후기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에도 장영실의 기록이 있을 정도로 장영실과 세종에 대한 기록은 넘쳐났습니다 그런데 안여붕괴사건 이후 기록이 증발하듯 사라졌을 뿐입니다 여기에 대해 많은 역사학자들은 아직도 연구 중입니다 어째서 갑자기 그의 기록이 사라졌는지... 장영실의 사망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을 정도입니다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 에 대한 비사를 두고 수많은 팩션이 나올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세종과 장영실은 아~주 돈독한 유대가 있었다 어쩌면...BL같은? 그러지 않았을까? 꺄르륵~" 라는 식의 여중생 팬픽 같은 저차원적 풀이로 처리하고 식민사관으로 물든 "못된 사대부" 캐릭터들로 영화 내내 질질 끕니다 (*실제로 명나라는 조선에 문화적/경제적 이익도 상당히 주었습니다 사대부가 마냥 나쁘다는 것도 식민사관의 영향입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이 영화는 너무 저차원적인 역사에 대한 고민과 성찰없이 배우들의 연기 기량과 캐릭터 감성팔이에만 의존하는 매우 역사곡해적인 영화입니다 팩션이라는 수식어 자체가 아까운 영화입니다
